건강 관련

[스크랩] 홍삼 집에서 만드는 방법- 오마이뉴스 기사(무단으로 싣습니다)

렉스다지 2008. 10. 16. 22:04

양해를 구하지 않고 싣습니다. ^^;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
KS표 홍삼 만들기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2008. 09.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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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삼액 두 번 쪄 만든 홍삼을 달인 홍삼액입니다.

ⓒ 김학현

 

 

홍삼이 인삼(수삼)보다 더 좋은 것은 다들 아시죠? 근데 홍삼은 사서 먹어야만 하는 거라고요?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홍삼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답니다. 제 아내(경숙, 그래서 소위 KS표지요)의 노하우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뭐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꽤나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게 홍삼일 거라 지레 짐작을 하고 아예 사먹는 걸로 압니다. 이제 사먹지 마세요. 너무 비쌉니다. 그냥 껍질을 까 말린 건삼에 비하면 배나 되는 가격이니까요. 대부분 홍삼제품들은 엑기스니 드링크니 등으로 나오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왜 굳이 홍삼을 만들어야 하냐고요?

 

홍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삼을 구입해야 합니다. 이미 제가 "인삼은 이렇게 사는 거예요"에서 밝혔듯이 금산에서는 인삼축제기간인 8월말에서 9월초까지가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때입니다. 다른 곳에서도 많이 캐내는 요즘이 가장 싼 시기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6년 근을 사되 형편에 따라 사시면 됩니다. 6년 근은 워낙 비싸니까요. 인삼을 구입하면 잘 씻어야 합니다. 그냥 수돗물에 씻는데 잔가지가 많기 때문에(잔가지가 많아야 좋은 인삼이고요) 씻기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칫솔이나 부드러운 솔을 이용하면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껍질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몇 번 씻어 헹구어 말립니다.

 

밭에서 캐낸 상태 그대로인 말리지 않은 상태의 인삼을 ‘수삼’이라고 부릅니다. 수삼은 75%정도가 수분입니다. 이 상태로는 아무리 냉장고에 잘 보관한다 해도 한 달 이상 보관하기가 힘듭니다. 상하거든요. 하지만 말려서 보관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건삼(백삼)이나 홍삼은 오래 보관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입니다. 껍질을 까 말린 게 ‘백삼’이고, 껍질은 벗기지 않고 쪄서 말리는 게 ‘홍삼’입니다. 건삼(백삼)이나 홍삼 300g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삼 1Kg이상이 들어갑니다.

 

저장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홍삼을 선호하는 것은 수삼보다 유효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말린 백삼은 보관은 용이한데 유효성분이 홍삼에 비해서는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홍삼을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홍삼의 경우 열이 많아 인삼이 몸에 안 맞는 사람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저같이 열이 많은 체질에도 좋습니다. 홍삼이 무엇에 좋다는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노화억제효과를 비롯하여 혈액순환개선, 항암활성 증대 등등, 잠깐 인터넷만 뒤져도 나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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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쪄낸 홍삼입니다. 엷은 홍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꾸들꾸들해지면 다시 한 번 쪄냅니다.

ⓒ 김학현

 

 

왜 1년 치를 한꺼번에 만드느냐고요?

 

요샌 홍삼제조기라는 게 흔하기 때문에 인삼을 넣으면 홍삼추출물이 되어 나옵니다. 그렇기에 그때 그때 인삼을 사서 홍삼제조기를 이용해 달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방법이라면 제가 노하우니 뭐니 하며 글을 올릴 필요가 없겠지요.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1년치 홍삼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적당량 달여 음용합니다. 두 방법을 다 써본 결과 후자가 홍삼원액이 훨씬 진하고 좋습니다. 그뿐 아니라 귀찮을 정도로 인삼을 사러 들락거려야 합니다. 또한 인삼가격이 들쭉날쭉 입니다. 비쌀 때는 쌀 때 가격의 두 배가 넘을 때도 있습니다.

 

홍삼제조기를 이용하여 그때그때 인삼을 사다 홍삼원액을 만들어 먹을 거냐, 아니면 한꺼번에 인삼을 사다 홍삼을 만들어 놓고 달여 먹을 거냐, 바로 이게 우리집의 고민이었습니다. 우리집은 두 번째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유를 간단히 정리하면, 첫 번째 이유는 값이 쌀 때 구입하여 다시 사러 갈 걱정 안하고 1년 동안 먹을 수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훨씬 진하고 질 좋은 홍삼원액을 달여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거양득인 게죠. 이것이 바로 KS표 노하우를 탄생시킨 이유고요. 강력히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자, 그럼 홍삼제조에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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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제조기에 인삼을 넣고 7시간가량 찝니다.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 김학현

 

 

어제도 지인이 집에 와 홍삼원액을 내놓으니 '어떻게 홍삼원액이 이리 진하냐'고 하더군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홍삼원액을 내놓을 때마다 듣는 말입니다. 대부분은 인사말입니다. 그럴 땐 아무 말 안하지요. 하지만 정말로 관심이 있어 질문하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 쪄서 말리면 돼요."

 

근데 이 말이 얼마나 웃기는 말인지 모릅니다. 듣는 사람들은 다 황당해하죠. 그러나 실은 그런 걸 어떡합니까. 홍삼은 말 그대로 쪄서 말렸기에 검붉은 색이 나는 인삼을 말합니다. 캐낸 그대로의 수분 75%정도의 수삼이나, 이미 말려 12%정도의 수분을 유지하는 백삼을 가지고 만듭니다.

 

쉽게 말하면 수증기에 찌는 것입니다. 우리집은 수삼과 백삼의 중간 인삼을 가지고 홍삼을 만듭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수삼을 사와 잘 씻어 꾸들꾸들할 때까지 말립니다. 이 방법은 씻어 말리지 않고 뒀다가 상하는 경험을 한 후 터득한 방법입니다.

 

홍삼제조기의 용량이 작아 순서대로 홍삼을 찌다 보면 아직 수삼인 상태의 것이 썩고 맙니다. 그래서 일단 모두 씻어 물 잘 빠지는 소쿠리에 담아 햇볕에 말립니다. 일단 꾸들꾸들해지면 상할 염려는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홍삼제조기에 넣어 홍삼숙성을 합니다.

 

대개 7시간가량 걸립니다. 홍삼제조기가 아닌 보통 찜기로도 할 수 있습니다. 찜기에 할 경우는 10시간 이상은 잡아야 합니다. 홍삼제조기는 압력 찜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린 이 과정을 두 번 합니다. 그러니까 총 14시간을 수증기로 찌는 것이지요. KS표가 진한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한번 쪄서 내다 말리고, 그것이 마르는 동안 다른 것을 또 찌고 하는 식입니다.

 

한 번 쪄낸 홍삼과 두 번 쪄낸 홍삼은 색깔부터가 다릅니다. 연한 홍색이 진한 홍색 혹은 거의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두 번 쪄낸 홍삼은 다시 햇볕에 딱딱해질 때까지 말립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대강 말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홍삼들이 서로 부딪혀 떼그럭 떼그럭 소리를 낼 때까지 말려야 합니다. 완전히 마른 홍삼은 습기가 들지 않도록 비닐 백에 넣어 보관하고 음용할 때마다 적당량을 꺼내 홍삼제조기(그냥 솥도 괜찮습니다)에 넣어 달이면 됩니다. 이상 KS표 홍삼 만들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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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쪄낸 홍삼입니다. 떼그럭 떼그럭 할 때까지 잘 말려 비닐 백에 넣어 보관합니다.
ⓒ 김학현

 

 

 

 

 

 

홍삼 만드는 거 '그까이꺼' 아니라고요?
KS표 홍삼 만들기 노하우 2탄                              2008. 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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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홍삼을 4뿌리 정도 넣고 7시간 가량 달이면 진한 홍삼액이 됩니다.
ⓒ 김학현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이란 기사를 올리고 나니 빗발치는 문의쪽지가 당도했습니다(좀은 과장인 거 아시죠?). 저도 깜작 놀랐습니다. ‘어느 날 눈 뜨고 보니 유명인사가 되어있더라’는 식의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그런 건 아니지만 이렇게 홍삼 만들기에 관심을 둔 분들이 많이 계신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KS표 홍삼 만들기 노하우 2탄’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2탄은 순전히 제 의도가 아니라 기사를 읽으신 분들의 성화라는 걸 밝혀드립니다. 지난 번 기사가 너무 두루뭉수리였던 것 같습니다.

 

하긴 기사 제목이 그렇잖아요.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 그래요. 그냥 쉽게 생각하고 제가 너무 대충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제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아주 자상하게 KS표 홍삼 만들기 코치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은 제 노하우가 아니라 제 아내 노하우이니까요.

 

좋은 인삼을 고르는 법

 

원래 홍삼은 6년 근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중에 나오는 6년 근 인삼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인삼을 취급하시는 분들은 6년 근이라고 하지만 제가 인삼 농사를 짓던 자형을 가까이서 지켜 본 결과 6년 근을 얻기가 그리 쉬운 게 아니란 생각을 했습니다.

 

농사를 짓는 분들은 값이 좋아 6년 근 인삼을 생산해내기 원하지만 중간에 썩는 경우가 많아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굳이 6년 근을 고집하지 않는 게 현명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 우리 집은 5년 근을 주로 삽니다. 어떤 때는 씨알 좋은 4년 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몇 년 근인가는 뇌두의 개수로 결정됩니다. 두 개의 뇌두는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4개의 뇌두가 보인다면 6년 근입니다. 3개의 뇌두가 보인다면 5년 근이 되겠지요. 쉽지 않지만 몇 번 유념하여 사다 보면 보입니다.

 

인삼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사항은 잔뿌리입니다. 잔뿌리가 많고 사람모양을 한 인삼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물론 씨알이 굵을수록 좋은 것이겠지요. 겉에 반점이나 흠이 없이 통통한 것을 고르시기 바랍니다. 가끔 심이 박힌 것도 있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황토냐 아니냐를 보고 고른다고 합니다. 인삼에 묻은 흙의 색깔을 보면 토질을 금방 알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질을 가지고 금산 삼이니, 강화 삼이니, 풍기 삼이니를 구별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중국산이 아닌지를 잘 관찰할 필요는 있습니다. 겉으로 구별하기가 그리 쉽지 않지만 대강 말씀드리면, 국산에 비해 중국산은 전반적으로 가늘고 길며, 다리도 1-2개 정도가 고작입니다. 제일 쉬운 방법은 가지가 2-4개로 많고 잔뿌리가 많은 제품을 사면 됩니다.

 

중국산은 수삼보다는 백삼이나 홍삼제품이 많습니다. 국산이라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전반적으로 고른 것을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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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사항은 잔뿌리입니다. 잔뿌리가 많고 사람모양을 한 인삼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물론 씨알이 굵을수록 좋은 것이겠지요.
ⓒ 김학현

 

 

 

홍삼 제조 더 자세히

 

인삼(수삼)을 홍삼으로 만드는 것은 고급기술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할 수 없는 기술은 아닙니다. 우리 집에서 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선별하여 구입한 수삼은 뿌리에 흙성분이 남지 않도록 몇 번 잘 씻어 볕에 말립니다.

 

요즘 같은 날씨면 하루 정도면 꾸들꾸들해 집니다. 이것을 홍삼제조기(쉽게 말하면 훈증으로 찌는 기능을 하는 압력솥 제품)에 넣고 7시간가량 찝니다. 이 상태의 홍삼을 하루 말린 후 다시 한 번 7시간을 찝니다. 그리고 딱딱해질 때까지 말려 비닐 백(더 좋은 것은 지퍼 백)에 넣어 실온 보관합니다.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압력기능이 없는 찜기나 보통 솥에는 총 10-14시간 정도 쪄야 합니다. 그런데 죽 한 번에 쪄내는 게 아니라 두 시간 쪄서 두 세 시간 말리는 방법으로 하는데, 이것을 7번 정도 해야 합니다. 이 일은 참 번거로운 일입니다. 될 수 있으면 압력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하는 게 시간이 덜 걸립니다.

 

조심해야 할 사항은 이때 물에 잠기게 찌는 게 아니고 물은 밑에 붓고 겅그레를 놓고 그 위에 인삼을 얹어 수증기로 찝니다(중탕). 말리기와 찌기를 반복하는 횟수와 시간에 따라 인삼은 그 붉기를 더하다가 나중에는 거의 검은 색깔이 됩니다.

 

우리 집에서는 인삼의 크기에 따라 인삼을 반으로 쪼개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잘 마르고, 둘째는 달일 때 잘 우러납니다. 인삼을 쪼개는 일이 더해지니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 다음 일들이 더 수월해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집에서 홍삼을 만들 때 한계도 있습니다. 그것은 시중 홍삼 제품처럼 맑고 투명한 색깔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홍삼 성분에 대하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1년치의 양과 복용 양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모든 양이 결정되리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아침과 저녁으로 2회를 복용합니다. 이때 양은 100ml입니다. 우리는 부부가 사니 두 명이면 하루 400ml이 됩니다. 이렇게 따져 계산을 하면, 2인 가족 기준으로 1년 치는 20-24차입니다.

 

한 차는 750g입니다. 미타법이 법정화 되었지만 아직도 인삼을 사려면 차(혹은 채) 단위로 산다는 것 잊지 마시고요. 우리는 한 차에 12뿌리 정도 되는 인삼을 즐겨 사용합니다. 인삼의 굵기에 따라 그 양을 가감하면 되겠지요.

 

만들어 놓은 홍삼을 3-4뿌리 정도 한꺼번에 끓입니다. 홍삼을 만들 때와는 달리 물을 붓고 끓입니다. 끓여놓으면 홍삼액의 양이 20,000ml정도 됩니다. 이 양은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홍삼제조기(압력 훈증기)의 양이며, 우리 두 식구의 한 달 치는 두 차 정도입니다. 냉장고에 보관하고 먹습니다.

 

여기서 우리 집만의 노하우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사포닌으로 말하면 인삼 뒤지지 않는 더덕 한 뿌리를 같이 넣어 끓인다는 겁니다. 기호에 따라 넣을 수도 안 넣을 수도 있습니다. 더덕을 넣었을 때는 쓴맛이 더하다는 걸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홍삼을 직접 만들어 먹을 때의 장점은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하다는 겁니다. 홍삼을 만들어 먹으면 두 식구가 한 달에 인삼 두 차 정도 먹는데, 요즘처럼 가격이 저렴할 때는 5만여 원이면 한 달간 좋은 보약을 먹는 셈이지요. 많은 분들이 이용하여 건강해지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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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을 3-4뿌리 정도 넣고 7시간가량 끓입니다. 우리 집만의 노하우는 더덕 한 뿌리를 같이 넣어 끓인다는 겁니다. 몇 번 끓여 먹은 양을 합쳐 다시 한 번 끓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재탕).
ⓒ 김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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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은 이렇게 사는 거예요"
두 부부가 금산인삼축제에 간 진짜 이유는?              2008. 09. 03.

 

 

가을이 하늘에서부터 오나 보다. 늘 잿빛 얼굴로 찌푸리고 있던 하늘이 밝게 웃는다. 푸르다 못해 에메랄드를 박아놓은 것 같은 가을 하늘이 슬슬 발갛게 물들고 있는 나무 이파리들을 향하여 햇살 손을 내민다. 머잖아 새빨갛게 익을 가을로 가자고 이끄는 듯.

 

여전히 여름이 옷을 벗어놓고 가기가 아쉬운지 한낮에는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시고야 저녁 으스름가운데로 사라진다. 그런 후에야 가을바람이 다시 나와 옷깃을 스치고 지나간다. 알싸한 여름의 진한 고비에서 가을은 그렇게 자신의 영역을 선포하며 한 발짝씩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기] 얼마나 기다렸던가, 인삼축제를

 

가을이 우리 곁으로 다가올 때 꼭 하기로 한 일이 기억난다. 그냥 기억이 난 것은 아니고 신문기사 때문이다. 아내가 신문을 읽다가 소리친다.

 

"여보, 금산 인삼축제 한데요."

"그래? 그럼 가야지."

 

이렇게 단 한마디에 금방 맞장구를 칠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지난겨울이 가려고 하는 이른 봄에 홍삼을 만들어 달여 먹을 수삼을 살 요량으로 금산 인삼센터를 찾았던 적이 있다. 인삼이 생각보다 퍽 비쌌다.

 

우리는 금산 인삼거리를 둬 바퀴를 돈 후에야 한 차에 3만5000원씩 다섯 차를 샀다. 질이 그렇게 좋지도 않은 인삼이 너무 비싸다는 아내의 불평에 인삼 파는 아주머니가 말했었다.

 

"지금은 비싸유. 인삼 싸게 사려면 인삼축제 할 때 오셔유. 그때가 제일 쌀 때 거덩유."

 

그 말 한마디 때문에 얼마나 이때를 기다려 왔던가. 바로 그때가 온 것이다. 지난달 29일부터 7일까지 금산인삼축제를 한단다. 인삼축제의 화려함이나 인삼축제의 축제마당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그때가 인삼이 가장 싼 때라는 정보를 알고 있는 터라 인삼축제를 그토록 기다려 왔다.

 

   
'향사평위산'을 만드는 모습입니다.
ⓒ 김학현
향사평위산
   
▲ 금산인삼거리 금산인삼축제 기간 동안 이곳을 통하여 인삼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김학현
금산인삼

[승] 목적 지향 버리고 과정 지향이 되면

 

아내는 부리나케 이웃의 사모님께 전화를 건다. 그쪽에서도 좋다고 하는 모양이다. 전화로 드디어 디데이가 결정되었다. 9월 2일 오후 2시. 두 부부로 급조된 '인삼 싸게 사기 드림팀'은 정해진 시간에 만나 그들만의 비법으로 인삼을 싸게 사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금산에 도착하자마자 작전회의가 열렸다. 이왕에 금산인삼축제 할 때 왔으니 축제를 즐기고 집에 갈 때쯤 인삼을 사자는 의견과, 인삼을 사고 시간이 남으면 축제를 즐기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축제현장에 와서 인삼 사는 데만 골몰하는 게 축제를 연 주최 측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즐긴 후 인삼을 사기로 결정했다.

 

물론 모두 사모님들의 입심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이런 때 남자들이란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같이 간 동료 목사님도 같은 생각인 것 같다. 반대의견 없는 싱거운 회의다. 아내들은 자기들 세상을 만난 듯 남편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남자는 '목적 지향적'이다. 인삼 사러 왔으니 인삼을 사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여자는 '과정 지향적'이다. 인삼을 사러 왔지만 그래도 보고 듣는 것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부부가 행복하고 가정이 구순하려면 이런 때 남자가 져야한다. 목적 지향적 꿈을 접어야 한다. 내 평소지론에 같이 가신 목사님도 동의하는 눈치다.

 

[전] 인삼축제 마당에서 놀아나는 남편들

 

두 아줌마는 먼저 공연장으로 간다. 두 남편은 무조건 그들의 뒤를 따른다. 구성진 가락의 민요가 무대에서부터 울려 퍼진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두 아줌마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원래 교회 체질이다 보니 니나노 곡조하고는 안 어울리는 모양이다.

 

두 아줌마가 발길 닿은 곳은 사상체질을 진단해 주는 곳, 역시 기다릴 시간이 아까운지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결국 우리 내외는 환약 만들기에 도전했다. 정확히 반죽을 3g에 맞게 잘라 동그랗게 환약을 빚는 것인데, 한 알을 만드는데 자그마치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성공을 했다.

 

각각 두 알씩 네 알을 만들어 진행요원이 고이 싸주어 가지고 왔다. '향사평위산'이라는 약인데 창출, 진피 향부자, 지실 곽향, 후박 사인, 목향 감초, 생강가루를 섞어 만든다. 급성 위장카타르와 과식, 체기로 인한 소화불량에 사용하면 특효라고 한다.

 

"여보, 이거 미리내 줍시다." 누가 그 딸의 어미 아니랄까 봐 아내는 딸부터 챙긴다. "그럽시다." 딸내미가 가끔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걸 알고 있는 터라 소화제란 소리에 딸부터 생각하는 부모, 딸은 이런 부모의 맘을 아는지 모르겠다. 내 어미가 또한 내게 그랬을 것이다. 자식이 무엔지.

 

무슨 차인지 이름도 모른 것을 여기저기서 얻어먹고, 장금이 코너에서 인절미도 얻어먹었다. 다시 두 부부의 발걸음은 두 아줌마들의 주도로 인삼족욕코너에 이른다. 번호표를 받아들고 기다리는 꼴이라니. 대부분이 우리보다는 더 나이 드신 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다른 그 어떤 코너보다 인기가 있는 곳이다. 모두가 공짜여서 더 좋다.

 

[※ 막간] 내 다리 긁어주는 아줌마

 

20분을 기다려 20분의 족욕을 한다. 나 혼자라면 절대로 그 족욕통에 발을 들이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화만사성'이라 하지 않았나. 두 아줌마에게 주도권을 내준 남편들은 한마디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이름 모를 무수한 아줌마, 할머니, 할아버지, 아저씨들이 그들의 발을 담갔던 그 통에 발을 담근다.

 

   
인삼족욕을 하는 아내의 모습입니다.
ⓒ 김학현
인삼족욕

내 맘을 알아서일까, 그도 내 맘과 같아서일까. 내 옆에서 막 발을 족욕통에 담그던 아주머니가 진행요원인 젊은이에게 묻는다.

 

"여기다 발 담갔다가 무좀 옮기면 어떡해요?"

"걱정하지 마세유. 특수 처리된 인삼엑기스가 들어가 다 살균이 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거예유."

 

너무 자신 있게 대답하는 총각의 말이 믿음직해 보인다. 아니 그렇게 믿고 안심하는 게 나으리라는 게 내 속의 소리다. 내 속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고 마음먹는다.

 

그렇게 20분을 인내하니 등줄기에서 땀이 흐른다. 닦고 신발을 신어보니 한결 개운하다. '이래서들 족욕을 하는구나' 생각했다.

 

'건 그렇고 인삼은 언제 사는 거야?' 목까지 이 말이 넘어오지만 참는다. 그냥 두 아줌마가 향하는 데로 뒤를 따른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에 이른다. '허'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가화만사성' 때문에 많이 망가진다 싶다. '목적 지향'을 버린다는 게 이리 고통스러울 수가.

 

화장실에서 나온 두 아줌마가 본격적으로 수삼을 사겠다며 인삼거리로 들어선 것은 오후 4시경,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다. 인삼거리에선 뙤약볕 아래로 손에손에 보따리를 든 아줌마들이 분주하게 오고간다. 그들의 보따리에는 그들의 건강을 담보할 인삼이 들었을 것이 분명하고.

 

[결] 드디어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이후 두 아줌마는 이 가게, 저 장사 앞을 수도 없이 지나친다. 인삼을 만져보고 들어보고 재어보고 들었다 놓아본다. 무수한 질문과 기나긴 흥정들이 오고간다. 그러고는 다시 다른 곳으로 간다. 한 바퀴를 돌고 또 한 바퀴를 돈다. 이쯤 되면 내 입이 어떤 사명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입 무겁기 대회를 하는지 '오늘만큼은 아무 말도 말자'라는 생각이 이긴다. 내 곁에 서서 걷는 목사님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오후 5시 23분, 드디어 결재가 시작된다. 2만3000원짜리 수삼을 우리가 열다섯 차, 이웃 목사님네가 다섯 차 사기로 하고 5천원씩 깎아 1만8000원에 사기로 한 것이다.

 

"이거 얼마예요?"

"거기 써있잖아유. 2만3000원에유. 많이 사면 2만원에 드릴께유."

"20차 살 건데. 저쪽에서 1만8000원에 준다는데 그렇게 해주세요."

 

끈질기게 두 아줌마가 달라붙어 흥정을 하더니 결국 장사가 손을 든다. 그렇게 흥정을 하고서도 덤을 외친다. 결국 다섯 뿌리 더 들고야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대한민국 아줌마 파이팅!' 속으로 그리 응원을 하고 지친 다리를 끌고 음식점에 들러 추어탕으로 고픈 배를 달랜다.

 

하루의 어스름이 시커먼 얼굴을 들이밀 때 집에 도착했다. 그것으로 지난한 하루일과가 끝인가 싶었더니 그게 아니다. 목욕탕으로 직행한 아내가 인삼을 닦는다. 신문을 펴고 씻은 수삼들을 나란히 누이고야 잠이 들 수 있었다. 시간은 밤 11시 25분. 잠이 들려는 내 손을 잡더니 아내가 말한다.

 

"인삼은 이렇게 사는 거예요. 일년동안 홍삼 달여 먹을 양을 참 싸게 샀네요."

"그래, 당신 참 장하우."

 

길고 징한 인삼축제의 한날이 이렇게 저문다는 걸 금산인삼축제를 연 사람들은 알까 모를까.

출처 : 약초,산나물,야생버섯
글쓴이 : 사람(이재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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